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20. 3. 1. 02:59
도스토예프스키는 19세기 러시아 태생의 대작가로서 우리에게 익숙한 , 등 숱한 불멸의 고전을 집필한 대문호이다. 박영은의 에서는 작가의 삶을 반추하며 그가 어떻게 불멸의 작품들을 쏟아낼 수 있었는지 그가 겪었던 삶의 흔적을 추적한다. 유년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고통의 트라우마, 죽음의 심연에서 살아 돌아온 사형 체험,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만성적 간질환 등 그가 걸어온 발자취는 읽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도스토예프스키가 경험하고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예술적 언어로 옮겨짐과 동시에 그가 집필한 소설 속 인물들에게 그대로 투영되면서 소설은 엄청난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만일 그의 삶이 대체로 순탄했다면, 과연 현재의 우리가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를 기억할 수 있을까. 저자 박영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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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11. 24. 23:02
유토피아적 환상,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의 1932년 작품 는 미래 사회를 풍자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지닌 대부분의 불행은 극복되었고, 사람들은 평화로운 환경 속에 안정적인 날들을 보낸다. 고통과 아픔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매일같이 행복한 날들이 펼쳐진다. 이곳은 유토피아가 실현된 곳. 마치 천국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모든 불행 요소가 극복된 무균한 세계. 그것이 에서 묘사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유토피아적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부모의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산업화된 공장에서 마치 기계 부품처럼 목적에 맞게 대량 생산된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어머니란 단어는 모욕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말이다. 어머..
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7. 26. 21:34
이 작품을 읽은 지 1주일이 지났건만, 작품 속 인물인 조르바에 대한 향기는 여전히 내 가슴에 열정적인 온기로 남아있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멸의 태양처럼 조르바의 영향력은 여태껏 작품 속에서 만난 주인공 중의 주인공이다. 짧은 책력으로 비추어 보았을 때 견줄만한 인물을 꼽자면 의 스트릭랜드나 의 뫼르소가 문득 떠오른다. 소설 속 주옥같은 대사와 철학적 난제들은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게 만든다. 조르바는 책을 읽기 전 내 모습을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금단의 영역으로 남겨버렸다. 이 작품을 접하기 전의 내 모습은 어디론가 휘발되어 날아가 버렸다. 조르바는 내 모습의 흔적들을 그 어떠한 사심 없이 철저히 말살시켜 버렸다. 책을 읽기 전 내 모습과 책을 읽고 난 뒤의 내 모습은 서로를 비..
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7. 1. 21:40
소설 은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작가 윌리엄 골딩은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을 모두 겪은 인물이다. 한 인간으로서 직접 경험한 전쟁의 참상은 개인의 내면에 씻을 수 없는 파편의 흔적을 남긴다고 여겨짐이 옳다. 살육의 현장을 경험한 개인이 창조해낸 소설은 인간이 그리는 인간 자체의 모습과 본능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며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야생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성과 감정의 충돌 역시 그러하다. 한 무리의 아이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이성과 감정 사이에 적절한 자기통제를 발휘할 수 없는 아이들은 구조요청이라는 가장 중요한 이성적 목표를 망각한 채 사냥이나 수영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한다. 저자는 이러한 야생의 공간 한복판에 이질적인 존재를 투입시킨다. 그들은 어리지만 다분히 이..
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6. 24. 22:26
다산 정약용은 부끄럽지만 나에게 `교과서적 인물`이었다. `교과서적 인물` 이란 글자 그대로 교과서에서만 봤던 인물이란 뜻이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고 지금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한 줄 평을 버무리자면, 다산 정약용을 10여 년 만에 만난 것은 다행스러운 일로 10년 전 잊고 있었던 비법서를 이제야 꺼낸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그의 아들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놓은 책이다. 그 배경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당파싸움이 종교탄압으로 이어져 신유사옥이라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이 사건으로 인해 정약용은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가 유배지에서 두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슬픈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