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책 속의 책 명품일기 2019. 10. 28. 23:53
관조하는 삶은 수동적이다. 관조는 마음의 텅 빈 상태가 세계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일을 말한다.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이며, 사역적이지 않고 피동적이다. 우리의 인식 활동은 대개 능동적이거나 적극적이다. 자신에게 이미 있는 체계나 지식을 동원하여 세계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대개 자신의 체계를 세계에 강요하는 일로 귀결되기 때문에, 세계에 대한 인식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이미 있는 체계 내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사실은 세계를 전면적으로 인식하거나 세계의 진실을 접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세계의 진실성을 접촉하는 일 혹은 세계의 '유동적 전체성'을 포착하는 일은 자기 안에 준비되어 있는 인식 체계를 포기하고, 세계가 전체적으로 자신에게 드러나도록 기다리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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