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음식점] 함쉐프의 키친(중문 근처/돈까스/소고기 왕갈비 짬뽕/짬뽕 맛집)

벌써 제주도를 다녀온 지 거의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맛이 없었던 가게부터 조금씩 잊혀 갑니다. 반대로 맛있었던 가게들은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맛집은 시간 속에 그 모습을 천천히 드러냅니다.

제주도 중문 근처에 위치한 함쉐프의 키친은 잊히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막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단지 시그니쳐 메뉴인 소고기 왕갈비 짬뽕의 비주얼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이 남습니다. 산처럼 높게 쌓인 큼지막한 왕갈비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비주얼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전국에서 이렇게 짬뽕을 만드는 집이 또 있을까요? 

 

식전 빵입니다. 풍미가 좋아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단지 추가 주문시 추가 비용 2,000원이 발생합니다. 가격 정책이야 사장님 마음이지만 아무래도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땐 머뭇거리게 만드네요. 추가 주문해서 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 패스했습니다. 

 

저희는 소고기 왕갈비 짬뽕과 흑돼지 돈까스를 주문했습니다. 짬뽕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이 다소 비싼 편입니다. 소고기 왕갈비 짬뽕 18,000원, 흑돼지 돈까스 16,000원입니다. 비주얼을 감안하더라도 선뜻 동의하기 힘든 가격이네요. 식전 빵부터 메인 메뉴까지.. 가격적인 부분이 조금 거슬립니다. 그래도 아직 음식을 맛보기 전이니 아쉬운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차분하게 음식을 기다립니다.

다른 메뉴들도 있으니 방문하시기 전에 한번 확인해 보세요. 전체적인 메뉴 가격대는 평이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짬뽕만 빼고요.

 

그렇다면 맛은? 신라호텔 15년 경력의 신라호텔 주방장 출신의 요리지만 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특별함은 없는 평범한 맛입니다. 국물은 불맛이 꽤 강하지만 깔끔한 편이긴합니다. 그러나 간이 조금 세서 먹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금방 물리게 됩니다. 

사진으로 확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큼지막한 갈비는 손으로 뜯어먹으니 새로운 경험입니다. 이곳만의 순수 창작 메뉴인 만큼 신경 쓴 흔적이 이곳저곳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갈비만 빼면 다른 짬뽕 전문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의 맛이 조금은 아쉽네요. 제주도에 위치한다고 해서 뭐 특별한 바다의 향기를 가득 담고 있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육지의 짬뽕 맛과 차이가 없어 조금은 아쉽습니다. 딱새우라도 몇 마리 들어갔으면..

 

돈까스는 흑돼지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제가 여태껏 먹어본 흑돼지가 '아닌' 돈까스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비주얼은 이쁘게 잘 담겨 있습니다. 고기는 꽤 두툼한 편으로 식감이 나쁘지 않았고, 돼지 잡내는 전혀 안 났습니다. 짬뽕처럼 돈까스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창작메뉴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카운터에 커피머신이 놓여있지만.. 그냥 커피는 밖에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원두 관리가 엉망이네요. 머신도 마찬가지고...  전체적으로 인터넷에서 떠도는 명성에 비해 그닥... 가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서비스, 그리고 가격과 맛까지 모든 걸 고려해봤을 때 제주도 맛집까진 아니고, 그냥 한 번쯤 들러서 소고기 왕갈비 짬뽕까지가 딱 좋은 듯싶습니다. 

제주도 맛집으로 검색해서 굳이 찾아와서 먹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중문 근처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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