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문화비축기지 서울나들이(핫플레이스/서울 명소/인싸 필수 코스)
- IT.인터넷. 생활
- 2019. 9. 30. 23:15
최근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문화비축기지가 핫플레이스로 인싸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해서 한번 방문해봤습니다. 인싸들이 조금씩 몰려오고 있는 곳으로, 오랜 기간 일반인에게 비공개로 통제되었던 석유 저장 탱크기지를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도시 재생 문화 공간으로 멋지게 변신한 유서 깊은 곳입니다.
문화비축기지에 대한 소개는 문화비축기지 사이트에 적혀있는 설명글로 대신합니다.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에 에워싸인 ‘문화비축기지’는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산업화시대 유산인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도시재생을 통해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된 문화공원입니다.
1973년 석유파동 이후 76~78년에 5개 탱크를 건설해 당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인 6,907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했던 마포석유비축기지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는데,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로의 변신을 결정했습니다.
축구장 22개 크기인 14만㎡ 부지 가운데에 개방된 문화마당이 자리하고 6개의 탱크가 이를 둘러 싸고 있는 형태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기존 자원들을 재활용한 ‘재생’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 도시재생 랜드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높이 15m, 지름 15~38m의 기존 유류보관 탱크 5개 중 4개는 시민을 위한 공연장과 강의실, 문화비축기지의 과거와 미래를 기록하는 이야기관 등으로 변신했습니다. 기존 탱크들에서 해체된 내외장재를 재활용해 신축한 한 개의 탱크는 카페테리아와 원형 회의실, 다목적 강의실이 있는 커뮤니티센터로 조성했습니다. 상당 부분은 공간 쓰임새를 한정 짓지 않고, 강연회나 대담,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이 문화비축기지의 특징입니다.
2017년 9월1일(금) 시민에게 개방되고, 10월 14일엔 개원 기념 시민축제가 열립니다.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석유와 건설로 대표되는 산업화 시대에서 친환경과 재생을 아이콘으로 한 미래로의 도약, 그 상징적 공간이 되도록 시민과 함께 만들고 채워 나가고자 합니다.
문화비축기지의 전체 맵입니다. 넓지도 그렇다고 좁지도 않다고 해야 할까요? 한두 시간 천천히 걸으면서 나들이하기 딱 좋은 그런 곳입니다. 야시장부터 공연, 전시회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입구 한켠에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을 바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주차 걱정은 크게 안 하셔도 됩니다. 차로 오기에 접근성이 좋습니다.
안내소도 잘되어 있습니다. 안내소뿐 아니라 건물들 하나하나가 급하게 뚝딱 대충 지어진 느낌이 전혀없습니다. 분명 어떤 문화 공간으로 변신시킬지 주의 깊게 고심한 흔적이 가득한 장소입니다.
개인적으로 문화비축기지 중앙에 위치한 이 거대한 커뮤니티센터가 정말 좋았습니다. 겉보기엔 오래된 석유 탱크에 불과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환상적인 장소들을 계속해서 만나게 됩니다.
커뮤니티센터 내부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은 해외 어떤 공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특별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아래로 보이는 카페 탱크6에는 높은 천장이 꽤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커피보단 레스토랑 분위기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카페 종류만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외국인들이 꽤 많습니다. 어떻게 알고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이곳을 찾아들 오신 건지.. 혹시 외국 한국 관광 가이드 책자에 이곳이 소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커뮤니티센터 위쪽에는 멋지게 꾸며진 작은 도서관과 테이블들이 있습니다. 입구 카운터에는 커다란 곰인형이 손님을 맞이해줍니다. ㅎㅎ
그리고 도서관 안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WHY시리즈도 잔뜩 있네요 ㅎㅎ 그 밖에 명저들도 많이 구비를 해놨습니다. 따로 대출은 안 되는 것 같고 내부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는 이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올라가는 길도 계단이 아닌 언덕길을 크게 회전하면서 올라가는 형태였습니다. 마치 게임 속에서 끝판왕을 물리치러 올라가는 것처럼 위쪽에서 적군이 쏟아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커뮤니티센터에서 거의 한 시간을 보내고 전시가 열리고 있는 파빌리온으로 향합니다.
T1 파빌리온이라는 건물에서는 '하늘 천 따지'란 주제도 작품 전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천장에 늘어놓은 하얀색 천이 마치 어렸을 적 아파트 베란다에서 저 멀리 바라보던 풍경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도 함께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인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바닥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끔 큰 방석도 놓여져 있습니다. 앉아서 올려다보는 풍경은 어떨까요? 저는 앉아보진 못했지만,
다행히(?) 초딩들도 없고 사람들도 많지 않아 여유롭게 거닐며 차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파빌리온을 나와서 T2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여전히 날씨는 맑고 몸과 마음은 가볍습니다. 파빌리온에서 조금만 걷다 보면 금세 T2공연장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마치 콜로세움 같은 느낌의 벽채가 반쯤 무너진 것 같은 모습으로 세월의 흔적을 따뜻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공연장 내부의 저마다 다른 높이와 모양을 가진 의자가 인상적입니다. 두더지같은 모습으로 사람인냥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네요. 날씨가 꽤 더운데도 불구하고 코스프레하는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주차장 인근에 상암소셜박스라는 공간도 있습니다. 아마 수공예품을 만들거나 판매도 하는 공방 제작소 같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고, 특별한 날에만 운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별거 있겠어? 하는 마음으로 방문한 곳이었는데 생각 외로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상암동에 또 다른 명소 하늘 공원의 경우에,스케일이 너무 커서 방문하기가 조금 꺼려지는데 이곳 문화비축기지는 딱 적당한 크기와 접근성, 그리고 다양한 매력을 가득 품고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최근에 이곳이 왜 핫플레이스로 조금씩 주목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예술적 감성이 살아있음과 동시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명하는 공간으로 나들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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