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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독서 결산 - 2편 <책을 얼마나 구입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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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꾸준히 읽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런데 노하우는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책과 친해질 필요가 있다. 책과 친해질 때까지 꾸준히 읽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책이 잘 읽히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이는 곧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겼다는 뜻이다. 
도서관 혹은 집, 빌려보기 혹은 사서 보기, 깨끗하게 책 보기 혹은 귀접기와 밑줄 긋기, 한 번에 한 권만 보기 혹은 여러 권 동시에 보기 등등 자신만의 책 읽는 노하우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난다.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지만, 잠자기 전 침대에서 30분씩 책을 읽는 노하우를 가진 사람도 있었다.

나의 책읽기 노하우

나의 노하우 중 하나는 무조건 책은 구매해서 읽는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 책을 소유함으로써 책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애정은 곧 꾸준한 독서의 밑거름이 된다. 뿐만 아니라 나는 책을 지저분하게 읽는다. 밑줄을 긋고, 귀접기를 하고, 수시로 들여다보는 행위 역시 나의 책 읽기 노하우 중 하나다. 반면에 책을 빌려보게 될 경우, 원하는 책을 원하는 시점에 빌리지 못할 뿐 아니라, 어떠한 흔적도 남길 수가 없어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책을 반납한 후에 그 책이 다시 필요할 경우 다시 빌리기도 무척 어렵다. 여러모로 진퇴양난을 경험한다. 책은 곁에 두고 지속적으로 괴롭혀 주어야 한다.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책은 비명을 지르며 많은 것들을 던져준다. 매번 새로운 것들을. 


가끔 책값이 아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본다. 정말 돈이 부족해서 하루 삼시 세끼 밥 먹는 것조차 허덕거리는 상황이라면 이해할만하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사람은 드물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기아로 인한 사망 소식은 듣지 못했다.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비록 지구상 어딘가에는 아직도 기아로 인해 소중한 생명들이 사라지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인류 역사상 가장 풍족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못 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시대다. 풍요의 질병은 또 다른 위협이다.

2018년 책값으로 지불한 비용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그렇다면 2018년 한 해 책값을 얼마나 지불했을까? 나는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을 매주 찾는다. 그리고 교보문고 전용 카드로 결제를 한다. 이런 식으로 구매 루트를 한 가지로 통일하면, 친절하게도 월별 구매 금액을 산정해서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까지 매겨준다. 최고 등급의 경우, 교보문고 매장 내 카페에서 사용 가능한, 아메리카노 쿠폰을 매달 두 장씩이나 준다! 

6월부터 11월까지 총 도서 구매 비용은 약 50만 원. 1년으로 확장하면 약 100만 원 남짓이다. 1년에 단돈 100만 원! 참으로 저렴한 금액으로 1년 동안 엄청난 호사를 누린 것이다. 수많은 현인들의 사상과 문장들을 읽었고, 지적 갈증을 해소시켰다. 전 세계를 여행하고 수천 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는 곧바로 삶 속으로 투영되기도 했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책을 읽고 글 쓰는 시간도 빼놓을 수 없다. 책 읽는 시간, 글 쓰는 시간, 사람들과 토의하는 시간은 완전한 몰입이었다. 나는 책 읽는모든 순간이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 책읽기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다.

직장 다니면서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 해도 겨우 일 년에 100만 원. 책값이 아까워 책을 빌려볼 이유가 없다. 하루에 3,000원씩 커피값을 1년 계산해보면 100만 원 이상이다. 결국 책값이 아깝다고 말하는 자들은 책 읽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 싶어서 빌리려 해도, 책을 빌릴 수가 없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다고 말이다. 요즘 세상에 책을 구하기 어려워 읽을 수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오만한 마음이란, 바로 이런 상태가 아닐까.


요약.
책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그러므로 책값을 아까워하지 말자. 아무리 많은 책을 산다고 해도 읽는 시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이 지출해봤자 1년에 100만 원 남짓이다. 그러므로 책값이 아깝다는 것은 비루한 자기변명에 불과한 오만한 마음가짐이다.

추가.
교보문고 사이트에 접속하면 내가 구매한 책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통계를 제공한다. 현재 나의 독서 Level은 만렙인 Lv.10이다. (사람들이 정말 책을 이렇게 안 읽는 것일까.. 나 따위가 만렙이라니...)
그밖에도 선호하는 분야에 대한 그래프, 직전 분기와 비교 차트를 제공한다. 아래 그림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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