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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인생론 에세이, 사랑은 없다>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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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쇼펜하우어의 사색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남긴 인생론 에세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혼자 지냈던 쇼펜하우어는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 돈 걱정 없이 사색과 성찰에 매진했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인생론답게 광범위하다. 사랑, 행복, 명예, 인간, 종교, 고뇌, 절망, 죽음, 처세 등.. 그의 사상과 철학이 각 주제별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랑은 그저 종족 번식을 위한 무의식적 행동이다.


근본적으로 그의 사상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이기심과 삶의 덧없음을 생전에 빨리 깨우치라고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사랑 역시 진정한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랑은 그저 종족 유지를 위한 자연적인 행위라고 정의한다. 단순한 성적 쾌락 역시 만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종족 번식을 위한 무의식적인 행동의 발로다. 왜냐하면 우리가 상대를 선택할 때 외모, 학벌, 경제력 등을 중시하는 것은 종족 번식에 유리한 환경을 선점하기 위한 행위라고 보기 때문이다. 단순히 쾌락만 추구한다면 이러한 것을 왜 따지는 것인가 묻는다. 지능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정 부분 공감되는 면이 있다. 사랑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문명화된 인간 사회에서 날 것의 원초적인 모습을 세련되게 문명화된 포장지로 감싸놓은 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답은 없지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한 번쯤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요구되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낫다.

인간의 이기심, 특히 고뇌와 절망, 죽음에 관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읽노라니 그의 염세주의적 사고방식이 짙게 베어난다. 그의 관점에서 인생은 고난이자 역경의 연속이다. 해탈에 이르는 자만이 조금이나마 행복을 거머쥘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 또한 굉장히 어렵다. 사실 위대한 선구자들을 제외하면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낫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태어남으로써 앞으로 펼쳐질 세상이 재난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나는 사람보다 개를 더 좋아한다."라는 그의 언급은 그가 어떠한 사상을 품고 있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정말 이것이 인생이라면 삶은 내게 재앙일 뿐이다. 나는 누가 다시 내게 삶을 준다고 해도 사양할 것이다."

 

쇼펜하우어에서 니체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계승 및 발전시킨 니체는 "약한 사람들로부터 강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약한 사람들이란 쇼펜하우어를 염세의 늪에 빠지게 만든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대다수의 존재들일 것이다. 반면 강한 사람들이란 흔들림 없는 강한 내면의 소유자로 아주 높은 행복의 단계를 실천하는 자들이다. 즉,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자라고 해도 그의 철학적 근간은 행복을 밑바탕에 두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인생의 행복은 이러한 맥락과 정확히 일치한다. "인간의 육체는 압력이 없어지면 파열된다. 그와 똑같이 인간의 정신도 고뇌라는 압력이 없어지면 파괴된다. 결국 우리가 그토록 벗어버리고 싶은 것들은 사실 상 짊어져야 살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가 있다."

 

고독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녔으며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한 철학자

흔히들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재단하며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자조섞인 웃음을 동반하여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기도 한다. 그러한 사람들이 진심으로 행복하든 진심으로 불행하든 사실 실체를 파악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플라톤의 말처럼 "끝없이 변하는 흐름 속에 잠시도 머물러 있을 수 없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은 그가 인생에 대해서 복잡하고 애증어린 시선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사랑은 없다'라고 설파했지만 정작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이 사랑을 분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극복하는 자만이 인생에 대하여 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적 품격을 지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쇼펜하우어의 인생처럼 그것은 고독할 수 있는 용기, 즉 고독한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 마음의 그릇이 작은 사람은 자신의 무능과 무가치를 느끼지만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위대성을 더 뚜렷이 느끼게 된다. 따라서 뛰어난 사람들은 고독해지거나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참된 자기를 깨닫게 된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사람을 적게 만나면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다.

-page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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