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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제작팀의 <자본주의> "자본주의가 이렇게 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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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다. 이와 더불어 정치체제는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란, 국민이 주가 되는 사회로써 가치의 정점은 평등에 기반을 둔다. 누구나 한표를 행사하여 내가 속한 사회의 주체로써 목소리를 높이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더 나은 사회를 꿈꾼다. 반면에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기껏해야 돈이 최고다 정도의 빈약함뿐이다. 실제로 세계 석학들조차 자본주의(Capitalism)를 명쾌하게 설명하기란 아주 어렵다. 그것은 몇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내재적 가치들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EBS 제작팀의 <자본주의>는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체제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냈다. 그것은 복잡한 경제학도 아니고 몰라도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자본주의란 "나의 행복과 가족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에 대한 지식이다." 

 

물가는 절때 하락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다.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동작 방식은 `빚`이다. 누군가는 빚(debt)을 져야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누군가 빚을 갚으면 누군가는 반드시 파산한다. 결과적으로 끊임없이 돈을 찍어내고 대출을 해주고 빚을 발생시켜야 한다. 시중에 화폐는 점점 많아지고 화폐의 가치는 하락한다. 희소성의 상실이다. 물가 상승은 물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 화폐 양으로 인해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특성상 물가 상승은 당연한 것이지만, 물가하락을 기대하는 심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대단한 착각이다. 단지 적당한 상승률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속도 조절을 할 뿐이다. 자본주의 입장에서 빚지는 사람은 착한 사람, 빚지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우리 사회에 가장 대표적인 물건은 신용카드다. 신용카드야말로 자본주의 체제의 결정판이다. 아무리 적은 소액이라 할지라도 신용카드는 언젠가 갚아야 할 빚을 발생시키며 사람들의 소비 감각을 마비시킨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역시 대출을 해줘서 사람들을 빚지게 해야 하는데,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사람이 없으니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까지 대출을 해줌으로써 발생한 금융위기였다. 이 사태의 본질적 문제는 이윤추구 극대화라는 탐욕으로 얼룩진 자본가들의 모습이다.  부를 독식하고 있는 1%가 아닌 99%에 속한다면 금융이해력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자본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도덕 없는 경제는 경계해야 한다.


인류 역사상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고 한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반드시 나쁘거나 좋은 것은 아니다. 다만 아직은 수정할 부분이 많으며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고장 난 자본주의를 조금씩 고쳐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북유럽의 경우 수정자본주의로 경제체제를 꾸려가고 있다. 이들 국가는 상대적으로 행복도와 창의력 지수가 높다. 반면 한국 사회는 청소년 사망률 1위 자살처럼 비통한 지표들이 참 많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간디의 7가지 악덕이 소개되는 데 수정자본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통찰력이 담겨있다.
(1) 철학 없는 정치 (2)도덕 없는 경제 (3)노동 없는 부 (4)인격 없는 교육 (5)인간성 없는 과학 (6)윤리 없는 쾌락 (7)헌신 없는 종교

자본주의의 속성을 조금이나마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1원이 한 표가 아닌, 한 사람이 한 표가 되어야 한다. 자본의 양이 훌륭함으로 둔갑되어선 곤란하다. 책의 부제처럼 쉬지 않고 일하는데 왜 이렇게 살기 힘든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복잡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실제로는 간단한 경우가 많다. 책 내용의 일부인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양적완화,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 등이 그렇다. 물론 경제 관련 서적을 약 천여 권 접한 제작진의 노력도 한 몫 했겠지만 전반적으로 <자본주의> 의 구성과 내용은 부족함이 없다. 돈을 벌게 해준다고 거짓말하는 책이 아닌 돈이 무엇인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돈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좋은 책이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는 애초에 이자라는 것이 없다. 이자에 이자를 위해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한다.`는 임무를 가지고 있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에 스스로도 화폐를 계속 찍어내면서 통화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Page 51,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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