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9. 22. 18:43
이 책은 읽지 말았어야 했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삶을 태풍 속에 밀어 넣을 각오로 읽어야 한다. 전체집합 U를 순식간에 미지수 X로 전복시켜버리는 니체의 사상과 명료한 아포리즘은 파괴적이고 충격적이다. 때문에 가치의 전환을 가득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특히 기독교의 가치관을 어깨에 짊어진 채 고행의 길에 오른 교인은 이 책을 극복하기란 매우 어렵다. 고정되고 제한된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기독교의 세계관은 변화의 문턱에서 언제나 고꾸라진다. 그들은 언제나 형이상학적인 믿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니체는 바로 이지점을 정확히 폭격한다. 기독교는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기준으로 이 세계를 타락한 세계라 규정함과 동시에 원죄를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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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9. 11. 13:10
오프라인 서점에서 마주친 도발적인 제목의 책 이즈미야 간지의는 제목만 읽어도 통쾌하다. 누군가에게는 삶의 전부 혹은 하루의 대부분을 일하는 시간으로 채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언뜻 보면 쉽지 않은 제목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애초에 현대 사회에서 일이란, 자아 찾기나 실존에 대한 물음과 정반대 편에 위치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 따위를 보람으로 삼고 싶지 않은데, 회사는 계속해서 일에 의미를 끊임없이 부여하기 위해 채찍질한다. 더욱이 일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여기게끔 갖가지 교모한 장치로 직원들을 부추긴다. 회사가 교묘하게 내세우는 그릇된 논리는 대표적으로 주인의식 같은 단어의 남용이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일처럼, 자신의 돈처럼 생각하라고 그럴듯한 가치를 내세우지만 정작 회사는 ..
독서/책 속의 책 명품일기 2019. 9. 10. 13:20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가장 행복한 시대라는 뜻은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지수가 항상 화제가 된다.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의 길목 앞에서 막혀있다. 낮은 행복지수는 두말할 것도 없다. 원대한 꿈은 사라져가고 말초적인 쾌락만을 추구한다. 경제는 발전하고 문명은 진보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작아진다. 물질화된 세상에 지배 당하고 잠식 당한다. 이를 두고 철학자 니체는 현대 문명은 허무주위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인간 사회는 가축 떼같이 되어 버렸다 새로운 이상과 가치에 대한 도전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사소한 잇속 다툼에 매몰된 인류,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바로 허무뿐이다." 니체가 발견한 인류 문명이 타락한 주요 원인은 이..
독서/북리뷰.서평. 명품일기 2019. 7. 18. 22:33
금수저 쇼펜하우어의 사색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남긴 인생론 에세이다. 평생을 독신으로 혼자 지냈던 쇼펜하우어는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 돈 걱정 없이 사색과 성찰에 매진했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인생론답게 광범위하다. 사랑, 행복, 명예, 인간, 종교, 고뇌, 절망, 죽음, 처세 등.. 그의 사상과 철학이 각 주제별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사랑은 그저 종족 번식을 위한 무의식적 행동이다. 근본적으로 그의 사상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이기심과 삶의 덧없음을 생전에 빨리 깨우치라고 독자들에게 요구한다. 사랑 역시 진정한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랑은 그저 종족 유지를 위한 자연적인 행위라고 정의한다. 단순한 성적 쾌락 역시 만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종족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