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책 속의 책 명품일기 2020. 1. 27. 15:53
결정장애라는 말이 왜 문제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장애인 인권운동을 하는 활동가에서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습관적으로 장애라는 말을 비하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무언가에 '장애'를 붙이는 건 '부족함' '열등함'을 의미하고, 그런 관념 속에서 '장애인'은 늘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로 여겨진다. -p.6-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호의와 권리에 대한 이 이른바 '명언'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주고 말고를 결정할 수 있는, 통제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는 일종의 권력행위이다. -p.27- 특권을 알아차리는 확실한 계기는 그 특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때이다. 더이상 주류가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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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책 속의 책 명품일기 2019. 12. 3. 03:25
운이 아주 좋아서였든 아니면 기적이었든 살아 돌아온 우리들은 알고 있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 -p.29- 인간은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 -p.46- 수용소에서 우리는 이를 닦을 수 없었다. 그리고 모두 심각한 비타민 결핍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잇몸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건강했다. 셔츠 한 벌을 가지고 반년 동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입었다. 수도관이 얼어붙어 세수는 고사하고 손 하나 제대로 씻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흙일을 하다가 어쩌다 찰과상을 입어도 - 동상에 걸린 경우만 제외하면 - 상처가 곪는 법이 없었다. -p.47- 만약 어떤 사람이 인간을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는 존재로 묘사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 사실이냐..
독서/책 속의 책 명품일기 2019. 11. 9. 15:32
도서관은 불을 꺼도 내가 방금 덮은 책의 목소리와 흐름은 잠자리까지 따라온다. -p.23- 책과의 여행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자신이 다녀갔다고 남겨놓은 흔적이다. -p.25- 도서관은 시인들이 흔히 우리에게 말하듯이 기억에 종지부를 찍는 죽음을 이기기 위해 세워진 기념물이 되었다. -p.41- 도서관이라면 모름지기 사소한 것의 역사에 불과하더라도 완전해야 한다. -p.89- 원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을 구할 수 있는 도서관이라면 이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서관이다. 나쁘다고 악평을 받았다고 해도 앞으로 어떤 독자도 찾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는 책은 없다. -p.89- 도서관은 그 자체로 미완성, 즉 진행 중인 창조물이다. -p.89-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낸 백과사전, 보편적인 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