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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 빛나야 한다. (정신병 걸릴 것 같은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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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존재 자체만으로 빛이 나는 존재다. 한 어머니의 뱃속에서 최초로 이 세계에 머리를 내밀 때 세상은 그 아이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는다. 아이의 탄생과 세계와의 첫 대면은 기쁨 그 자체이며 환희와 광명의 순간이다. 우리는 그 순간 아이에게 어떤 목적의식도 부여하지 않는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시선만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자신 외에는 결코 누구도 알 수 없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가 탄생하는 순간 모든 가치적 판단은 비움 그 자체이다. 공기를 채우고 있는 것은 순수한 형태의 사랑, 그것이 전부다.

그러나 모든 존재가 부정당하고 있다. 인간 삶의 목적이 얼마나 진실과 멀어져 있는지 현실을 보라. 우리를 규정하는 다양한 꼬리표가 인간 존재 자체를 보지 못하게 우리의 귀를 멀게 하고 눈을 막으며 입에는 재갈을 물려버린다. 그렇게 인간은 물건처럼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다. 대표적으로 회사에서 부여하는 직함의 꼬리표 보라. 부장이나 과장 따위의 직함 앞에서 인간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도구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을 위해 헌신하는 부품일 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종종 벌어지는 무시와 모독, 경멸은 경우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우울증과 정신 박약,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쓸모없다는 느낌은 인간을 수동적인 형태로 조각한다. 인간 존재가 지닌 태초의 아름다움은 말살되고 도구적 목적만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한다.

그나마 회사에서 벌어지는 매일 같은 악몽은 퇴사라는 탈출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든 우리가 원한다면 행동으로 본때를 보여줄 수 있다. 즉, 선택이란 가능성이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에 최악은 아닌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모 자식 간의 관계, 종교에 대한 믿음을 보라. 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식이라면, 부모라면, 교인이라면 등등 수많은 가치적 판단과 인습은 "~이라면 ~을 해야 한다"라는 보편타당한 명제를 무기로 무차별적 폭력을 가한다. 보편적 명제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비난의 화살은 날카롭게 심장 중심부를 향하여 날아든다. 니체는 "약한 자들로부터 강한 자들을 구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보편을 논하는 약한 자들은 언제나 '같음'이란 속성을 추구하며 안정과 화합을 도모하면서 돌출되는 모든 것들을 깎아버리려 한다. 망치를 든 사람은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이듯 모든 돌출되는 부분들을 교정하려 한다. 네가 잘 되길 바란다느니, 너를 위해서라느니, 예수님의 사랑이라느니, 정작 자신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는 자들이 관계를 인질 삼아 뿌려대는 말들은 마치 유령처럼 허공을 떠돌며 사람들을 겁박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혁신과 창의를 발휘하자고 소리 높이면서 여전히 이것과는 정반대인 강력한 도그마와 철 지난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도그마와 이데올로기가 강력한 곳에서는 인간이란 존재 역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수단의 목적화. '수단의 목적화'로 사람들은 병들어 간다.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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