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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 "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의 탐욕, 그리고 절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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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의 종착지가 어디일까? 마지막 종착지는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그 끝에 도착했을 때 인간은 과연 온전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소를 중심으로 어떻게 인류의 역사가 변해왔는지 역사의 장구한 흐름을 고찰한다. 그것은 인간의 탐욕과 절망으로 압축된다.

자연파괴의 주범, 소?
인간과 소의 관계는 농업혁명 전후와 과학기술의 발달 전후로 두차례에 걸쳐 완전히 달라진다. 신성한 숭배의 대상에서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해체의 대상으로 격하된다. 쇠고기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6대륙을 황폐화시키면서 소수 자본가들의 이기심을 정당화 한다. 전세계 10억마리 이상의 소들은 엄청난 식욕으로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방출시키고 대륙을 사막화시키며 동시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거듭난다. 호주의 경우 인구보다 소의 숫자가 40% 이상 더 많다. 호주의 공기는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다. 피부병이 흔한 이유다. 호주처럼 병들어가는 지구는 재생능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오염된 지구는 미래 세대에 `환경적 부채`의 형태로 축적되고 있다고 인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강력하게 경고한다. 

사람보다 소가 더 중요한 시대
더욱이 가난한 나라들은 먹을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리지만, 세계 곡물 수확량의 1/3은 인간이 아닌 소와 다른 가축들이 소비한다. 미국의 경우 생산되는 곡물의 2/3는 가축의 몫이다. 잘 사는 나라들은 심장발작, 당뇨병, 암 등 풍요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못 사는 나라들은 영양결핍과 기아로 죽어간다. 지구와 환경은 공유되지만 파괴와 보존은 철저히 분리된다. 그 경계를 배회하는 저자의 시선은 판도라의 상자를 다루는듯 하다.

최근 햄버거병이 이슈가 되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어린아이의 장기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손상된 것이다. 책에서 묘사된 도축환경을 보면 죽지않은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그곳은 마치 지옥처럼 끔찍했기 때문이다. 최대한 많이 빠른시간에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한 도축환경은 이세상 모든 더러움의 결정체였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축산업자들의 로비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미국농무부(USDA)의 검열을 자본에 종속시켜버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의 탐욕과 절망이 교차한다. 미서부 인디언 학살행위 역시 소를 주인공으로 펼쳐진다.

제레미 레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어떠한 사상의 검증이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양의 객관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참고문헌만 100 Page) 총체적 검증을 수행한다. 저자의 말처럼 쇠고기 소비에 대한 문제는 단순히 `입맛`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어 인류의 가장 복잡한 문제인 정의와 평등의 차원으로까지 확장된다. 확장된 개념은 지구오염, 환경파괴, 인간의 탐욕, 심리, 역사, 자본주의, 정치와 제도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메타적인 시선을 필요로 한다. 굉장히 좋은 책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가져다 준다. 이 책을 읽는 것은 1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차원의 행위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불현듯 진시황제의 분서갱유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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