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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룡의 <사물의 민낯> "최초의 돈까스는 어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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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들이 어디서 왔는지 한번 들여다보자!

지금 우리 곁에는 수많은 물건과 도구, 그리고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것들이 차고 넘친다. 한 종류의 물건만 해도 수십 가지의 브랜드가 있고, 각각의 브랜드마다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물건들이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정작 그것들이 어디서부터 생겨났고 어떠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소홀한 면이 있다. 사실, 그것들에 대한 과거사를 들추어낸다고 해서 갑자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거나 내가 보유한 물건의 가치가 상승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가 생각했던 상식들에 대해 의외의 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어디 가서 지식을 뽐낼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화장법, 스모키

우리 주위에 너무나 익숙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그것들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보는 것조차 의미 없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에 대해 저자는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대표적으로 화장품이 그렇다. 여성들의 눈을 커 보이게 하는 필수(?) 화장법인 스모키 화장법은, 고대 이집트 시대 파라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대에 파라오는 왕이 아닌 신 그 자체였다. 신은 사람과 구별되어야 하므로 파라오는 일반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화장을 하였다. 그중에 스모키 화장법도 빠질 수 없는 화장법이었다고 한다. 즉, 과한 화장으로 인간을 신의 영역으로 옮겨놓았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로마 시대에 부작용을 알면서도 아름다움을 위해 악어 똥까지 얼굴에 발랐다고 한다. 화장은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쳐 허영과 낭비의 이미지로 종종 언급되기도 하였다. 마스카라는 19세기 등장하였는데, 눈이 못생겨 고민하던 동생에게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섞어 동생 눈썹에 붙여준 것으로부터 탄생했다고 한다. 이 여동생의 이름을 딴 최초의 마스카라가 메이블린이라고 한다.

​목욕탕에서 매일 비명이 울려 퍼진다.

한 가지 더 소개하자면 면도기다. 과거 면도기가 없던 기원전 3세기 수메르인들은 족집게를 사용해 수염과 체모를 하나씩 뽑아냈다고 한다. 로마 시대에는 공중목욕탕이 발달했었는데, 족집게로 수염을 뽑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공중목욕탕에 가득 울려 퍼졌다고 한다. 매일매일 자라는 수염을 뽑아야 하는 유혈사태에 빡친 로마 황제 네로는 면도를 포기하고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품위가 없다는 비난을 들었지만, 이내 수염을 기르는 것이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880년 독일에서 현재의 모양과 흡사한 면도기가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면도기에 대한 급격한 발전이 시작되었다.

유대인과 한국인만 받는 포경수술

그 밖에도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용된 시멘트, 제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탄생한 생리대, 유대인과 한국인만 받는 포경수술, 유해성 논란의 중심인 포르노, 카사노바에 의해 탄생한 복권, 자위 예방을 목적으로 탄생한 콘플레이크 등 이름만 들어도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다. 물건 외에도 돈가스, 라면, 초밥, 후추 등 맛있는 것들도 등장한다. 돈가스의 경우 법으로 금지했던 육식을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일본에서 시행된 정책으로 탄생한 음식이다. 두꺼운 튀김 옷이 그 안의 고기를 가려주기 때문에 육식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기 때문이다.

최근 ​변화의 속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급격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의 형태는 사실 백 년도 안 된 것들이 많다. 대부분 20세기 중반, 그러니까 1950년도를 전후해서 탄생했다. 유사한 형태의 물건들은 고대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물건들은 결국 얼마 전에 탄생한 것들이 많다.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현재의 모습들이 인류 역사를 3천 년으로 펄쳐놓고 보면 가장 끝자락에서 발생한 급격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틱 한 기분이 들면서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인류가 발전할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예상컨대, 불과 10년 후에는 과거를 돌아보며 스마트폰을 유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변화의 속도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많은 것들이 사라질 것이고 또한 새로운 것들이 등장할 것이다. 변화와 교체는 슬픔과 기쁨을 누릴 여유도 없이 새로운 문화 그 자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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