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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일산 돈가스 혁명 '만돈' (feat. 이제 다른 돈가스 집은 못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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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는 언제나 옳다. 입 안에 퍼지는 고소한 기름 냄새와 돈가스의 까칠까칠한 감촉이 나는 좋다. 젓가락질에 떨어지는 돈가스 표면의 빵가루가 낙하하는 소리까지 들어본 적이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가스는 젓가락질의 신중함을 요구한다. 취향에 따라 왕돈가스를 좋아하기도 하고, 일본식 돈가스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돈가스'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돈가스. 그중에서도 일산에 새롭게 자리 잡은 최고의 돈가스집 '만돈'을 소개할까 한다.

 

일산 최고의 돈가스, '만돈'

일산 웨스턴돔 2층에 위치한 돈가스집 '만돈'은 일산에 위치한 돈가스집 중에 단언코 최고라 할만 하다. 퀄리티, 가격, 맛, 그리고 심플한 가게 인테리어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일본 타베로그의 최상위를 언제나 유지하고 있는 오사카 최고의 돈가스 '에페'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에페의 돈가스는 엄청난 육즙과 뛰어난 풍미로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돋는다. 이베리코와 같은 돼지 품종도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오사카 에페 돈까스

일산에서 이 정도 퀄리티의 돈가스를 맛볼 수 있게 되리란 걸 상상이나 했을까? 그것도 프랜차이즈가 점령하고 있는 웨스턴돔에서 말이다. 때문에 만돈은 주말, 평일 구분 없이 항상 웨이팅이 있다. 그나마 평일에는 한산한 편이다. 나는 평일 저녁에 찾았는데 세 팀 정도 웨이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다. 가게 외부 디자인 역시 훌륭하다. 특히 내부와 외부를 유일하게 연결시켜주는 직사각형의 조그만 창문과 그 위에 매달려있는 전등이 따듯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최고급 제주 국내산 돈육을 400시간동안 저온에서 숙성시키면 고기는 더욱 더 부드러워지고, 풍부한 감칠맛을 품게 됩니다. 매일 신선한 기름에 튀겨내어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돈카츠. 만돈은 당신의 맛있는 한 그릇을 위하여 400시간을 기다립니다."

어떤 것을 설명함에 있어 항상 설명서가 가장 적확한 법이다. 불필요한 단어와 문장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 나는 이런 심플함이 좋다. 만돈이 추구하는 철학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아래는 만돈이 준비한 메뉴들이다. 만돈정식보다 미식가 카테고리의 단일 돈가스 종류로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 나는 오늘 로스카츠를 주문했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돈가스의 끝판왕 '만돈'

주문한 로스카츠가 나왔다. 돌판 위에 소금과 함께 올려진 돈가스가 침샘을 자극한다. 살코기와 비계가 황금 비율로 자리 잡고 있다. 적당한 비계는 맛있는 돈가스의 필수조건이다. 비계는 돈가스가 촉촉함에서 풍부함으로 맛을 전개시키는 역할을 한다. 준비된 레몬은 돈까스 위에 뿌리지 말고 소금이 뿌려진 돌판 위에 힘껏 짜준다. 돈까스가 살짝 물린다 싶을 때 짜 놓은 레몬에 쿡 찍어 먹으면 새콤함이 입안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퀄리티의 돈가스. 돈가스란 장르를 넘어 일산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표현해도 손색이 없다. 양이 조금 적은 게 흠이라면 흠일까? 때론 1인 2 메뉴도 필요한 법이다. 빵가루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돈가스 표면의 튀김 옷도 명품으로 느껴진다.

 

돈가스 주위를 구성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찬들도 신경 쓴 흔적이 뚜렷하다. 대부분 잘 모르겠지만, 돈가스집에서 돈가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쌀밥이다. 좋은 품종의 쌀로 지은 쌀밥은 돈가스집의 완성도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한다. 윤기가 흐르고, 달콤한 냄새가 나는 쌀밥은 제2의 주인공이다. 만돈의 쌀밥 역시 꽤 훌륭했다. 돈가스 한 점 입에 넣고 쌀밥 한 젓가락 푹 떠먹으면.. 아아.. 이것이 바로 천국의 맛이 아닐까?

 

 

돈까스 맛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만돈같은 하이엔드급 일본식 돈가스를 먹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야 했다. 일본에 가면 끝인가? 그렇지도 않다. 도착 전 예약은 필수고(물론 일본어로) 경우에 따라 메뉴판도 일본어로만 된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돈가스에 미친 '덕후'가 아니라면 대충 국내 맛집에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에도 하이엔드급 일본식 돈까스들이 여러군데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대한민국 변두리 일산에까지 들어온게 된 것이다! 지금도 구글에서 '일산 돈가스 맛집' 이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가쯔레쯔, 홍익돈까스, 밤비노가 제일 첫 페이지에 노출된다. 일산 돈가스집의 현 주소다.(물론 이러한 돈가스 집들이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작년인가? 웨스턴돔 2층에 밤가시 마을의 필살기, 호천당이 들어와 기쁜 마음에 바로 달려갔었다. 그러나 본점과 다른 메뉴와 가격, 그리고 결정적으로 현저히 떨어지는 맛 때문에 한 번 방문한 후에 다시는 찾지 않았다. 

이제 일산의 돈가스 맛집 대장은 '만돈'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동안 지난하게 정체되어 왔던 돈가스 맛집들이 만돈으로 인해 상향 평준화가 될 준비가 끝난 것이다. 돈가스를 좋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손 번쩍 들어 환영할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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