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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비슷한 가게들이 모여있으면 매출이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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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왜 신당동에는 떡볶이가게들이 몰려있을까? 에 대한 의문이다. 가게들이 한 곳에 모여있으니 떡볶이를 먹기 위해 찾은 사람들에겐 힘들이지않고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지만, 반대로 떡볶이가게들간에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매출감소로 인해 결국에는 하향곡선을 이룰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당동뿐 만 아니라, 동대문 쇼핑상가에서 카페거리까지, 서로 비슷한 업종끼리 모여있는 지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의문점을 명쾌히 풀어준다. 그것은 `수확 체증의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한데, 이는 곧 같은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있으면 소득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소득이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과학이론과 실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멋진 연결이다.

이 밖에도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 액션페인팅으로 널리 알려진 예술가 잭슨폴록으로 설명하는 카오스 이론, 프랙탈구조로 설명되는 명곡 등 저자는 세상 모든 것을 과학으로서 연결지어 설명한다. 복잡한 세상을 구체화하고 이론화시켜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찰력을 얻는 것. 출간된지 14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당당히 오프라인서점 평대에 쌓여져 있는 이유가 아닐까?

미국 하버드 대학교 언어학자 조지 지프는 사용빈도가 높은 상위 1,000개의 단어정도만 알면 일상 생활을 하는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는 인간의 행동이 최소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는 특징이 있다고 믿었으며,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므로 언어를 사용할 때도 인간은 최소의 노력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특정 몇몇의 개체에 대부분의 숫자가 몰려있고 나머지의 영향력은 미약하다는 의미이다.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탄생시킨 `파레토의 법칙` 역시, 상위 20% 부자들이 80%이상의 소득을 독점한다는 뜻으로, 소수 자본가들의 영향력은 다수의 시민들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다.

우리가 쓰는 언어에서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도 겉으로는 전혀 다른 분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는 동작원리와 체계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영역의 것들로부터 파생된 것처럼 보인다.

서로 다르고 이질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로 부터 같은 부분을 보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가이리치감독의 `스내치`, `리볼버`같은 영화들이나, 스테디셀러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을 보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러한 요소는 반전적 재미가 있다. 새 학기에 친구를 사귀는 것도 같은 원리로 설명 할 수 있다. 새로운 학년에 올라가면 모두 다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지만(실제로는 정말 다 다르다), 옆사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와 다른 모습의 그 친구에게서 같은 것을 보게되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더 가까워지게 된다.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동질성을 파악하는 것. 일상 생활의 아주 작은 먼지같은 반전으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영화나 책의 경우 같은 것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문제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이 세상은 영화나 책처럼 같은 부분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다름을 다름으로만 인식하고 멈추는  인생은 재미가 없다. 반대로 다름을 다름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동질성을 꿰뚫어 보는 인생은 재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삶에 대한 통찰력이다. 통찰력이 있는 삶은 창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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