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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성, 신영준의 <완벽한 공부법> "이것저것 다 담겨있는 백화점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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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보는 공부의 의미

고영준, 신영준의 <완벽한 공부법>은 공부를 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지식들이 꽤 두툼한 500페이지 분량으로 채워진 책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라는 말을 지겹도록 듣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공부는 그저 재미없고 지겨운 것으로, 원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해야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단지 학생이라는 신분은 우리들을 묵묵히 공부해야 하는 존재들로 낙인찍고 그렇게 의무적으로 공부하라는 강요를 받아왔다. 개인의 가치보다 학생 신분이 주는 의무감이 언제나 앞서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 없이 주어진 의무감에 허덕이다 의미 없이 학창시절을 소비한다. 의무감은 개인의 세계를 잠식시킨다. 
그러나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미지로만 공부란 놈을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경험했던 기억들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공부에 대한 접근법이 애초에 잘못되었거나 왜곡된 것인지도 모른다. 공부는 그저 수학 문제를 풀거나 선생님이 설명하고 그것을 받아 적는 수동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의 본질은 무엇인가? 공부를 잘 해내기 위한 공부법은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이 이 책이 탄생한 배경이자, 우리가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짜집기한 책?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 뇌의 동작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억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암기법, 작은 성취가 어떻게 큰 목표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목표 설정법, 강력한 동기 부여를 위한 선택의 자유 그리고 자기 통제감,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노력의 덕목, 왜 긍정적인 자세가 학습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심리적 분석, 주변 환경과 외로움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공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공부에 대한 메타적 담론들이 담겨있다. 관련된 많은 참고 서적들이 발췌됐고, 그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릿>, <기브 앤 테이크>, <1만 시간의 법칙>, <1등의 습관>, <오리지널스> 도 여러 곳에 등장한다. 각 장의 주제는 이렇게 익숙한 책들의 내용으로 채워진다. 아쉬운 점은 노골적으로 앞선 책들에서 소개됐던 동일한 예문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주장하는 바도 일치하기 때문에 다른 점을 발견하기가 좀처럼 쉽지않다.

뇌는 결코 늙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뇌에 관한 설명과 뇌의 동작 방식이 학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알아두어야 할 것은 뇌는 쓰면 쓸수록 발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말이다. 이것이 뇌의 가소성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머리가 안 돌아간다."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뇌는 신체의 나이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단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뇌가 둔해질 뿐이다. 그리고 기억 중에서도 장기 기억은 단백질 구조에 저장되고, 이것을 떠올릴 때마다 분자구조가 변형된다는 것인데, 다시 말하자면 기억을 떠올릴수록 기억이 변형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기억을 떠올리면서 친구와 다툴 필요가 없다. 우리는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채로 서로 떠들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긍정적인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
그리고 감정이 학습에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부분도 흥미롭다.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인식을 협소화한다고 한다. 생존을 가장 우선시하는 뇌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수록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서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한다. 우리가 학습하는 내용들은 뇌의 입장에서는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부정적인 감정 상태는 학습 효과를 떨어트리게 된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은 뇌에게 생존에 대한 안정감을 주며 많은 것들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작동한다. 뇌의 입장에서 공부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생존이며, 우리는 이러한 뇌의 동작 방식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효과적인 공부가 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다.

성장형 사고방식이 핵심
또한 공부에 대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형 사고방식이다. 성장형 사고방식은 이 책을 관통하는 큰 주제다. 우리가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그것에 몰입하면 각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인 것이다. 반면에 성장형 사고방식과는 반대로 고정형 사고방식에는 의문스러운 구석이 있다. 노력하기에 앞서 재능을 우선시하고 지능을 타고난 것으로 생각하며 자신이 노력하지 않음에 정당한 구실을 부여한다. 대체로 세상은 정해져 있고 그 정해진 틀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모습보다 회피하거나 자책하는 것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도전 정신이 강한 성장형 사고방식과 좀처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줄 모르는 고정형 사고방식의 차이는, 결국 우리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것저것 백화점처럼 다 담아놓은 책
고영성, 신영준의 <완벽한 공부법>에는 그 외에도 공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 페이지 수만 해도 만만치 않은 500페이지나 된다.공부 방법에 대한 책이 이 정도의 분량이라니, 결코 쉽지 않은 여정임에는 틀림없다. 때문에 책을 읽노라면 저자의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나 여타 다른 자기계발서들를 노골적으로 짜집기한 기분은 애써 감추기 어렵다. 열심히는 좋지만 잘 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감한 시도로 인간은 잠시 자신의 위치를 잃을 수 있다. 그러나 과감한 시도가 없으면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잃는다."라는 키르케고르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공부는 재미없고 딱딱한 지루함의 연속이 아니라, 나를 재발견하는 과정이자, 세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무한히 열어 주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공부는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어차피 다 비슷하지 않아? 그게 그 소리지, 공부가 다 똑같지 뭐"
가끔 자기가 세상을 다 꿰뚫어 보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세상사를 다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속 편한 확신을 떠받치는 것은 자신의 무지를 무시할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이다."
-Page.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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