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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2020 부의 지각변동> “강력 추천 경제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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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의 <2020 부의 지각변동>

저자 박종훈은 대한민국 경제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능력자다. 경제 전문가들이 인정한 경제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부 석박사를 마치고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 연구소를 거쳐 현재는 KBS 보도본부 경제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고약한 습관으로 판단컨대, 그의 용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조차 ‘경제전문가’와 무관하지 않다. 예리한 시선으로 그의 전문 분야인 복잡계 경제학을 꿰뚫는 대담함이 엿보인다.

저자 박종훈은 <2020 부의 지각변동>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를 예측할 수 있는 핵심 시그널 7가지를 간결하고 명쾌한 텍스트로 풀어냈다. 그가 선택한 7가지 키워드는 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으로 압축된다. 그 중심에는 G2(Group of 2) 미국과 중국이 서있다.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은 이 책의 핵심이다.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을 집중 분석한다. 미국은 10년, 중국은 40년 동안 브레이크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룩해 왔다. 놀라운 점은 중국의 호황기가 무려 40년 동안 지속됐다는 점이다. 산업혁명 이후 중국 외에 어떤 나라도 중국처럼 40년 동안 호황을 누리지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오랜 기간 호황을 누린 나라는 반드시 불황의 그늘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특성상 호황이 길수록 불황의 늪도 함께 깊어진다. 이러한 호황의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양적완화가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금리인하 정책과 그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부채의 규모는 결국 예고된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블랙스완과 회색 코뿔소

예기치 못한 경제위기를 블랙스완이라고 부른다.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블랙스완에 해당된다. 반면 회색 코뿔소의 경우 피할 수 없는 예고된 위기를 일컫는 말이다. 한 무리의 코뿔소가 돌진해오면서 일으키는 거대한 흙먼지를 뻔히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중국 경제는 회색 코뿔소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시그널이 중국 경제 위기를 보여준다.

고령화 사회로 신음하는 중국

경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그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구 통계에 있다고 한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무인도에서 단 한 가지 정보만 얻을 수 있다면 인구 통계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복잡한 경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정보는 인구 통계다. 흥미로운 점은 14억 인구 대국 중국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이미 2000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섰다. GDP가 1만 달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일찍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는 임금 상승을 불러오고 부양 인구의 증가는 막대한 세수를 요구한다. 부담을 느낀 중국은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2017년 기준 1.6을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40년 간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성장 동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좀비 도시, 좀비 기업이 돼버린 중국

중국 정부는 2008년 미국 경제 위기를 틈타 패권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그동안 숨겨왔던 칼날을 꺼내 들었다. 중국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방 정부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다. 방만해진 지방 정부는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 도시를 탄생시켰다. 베이징에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400만 채나 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파산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유령도시뿐 아니라 이자조차 갚을 능력이 없는 기업들에게 지방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을 부추겨 가격이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2018년 미국 트럼프가 중국을 향해 과도한 지방 정부의 지원 정책을 중단하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의 향방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무려 26%나 된다고 한다. 즉, 중국이 무너지면 우리나라도 여지없이 함께 무너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한국은 한 배를 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반도체에 대한 수출 분야 쏠림 현상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산업을 보유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이 무너질 경우 우리나라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내수 경제로 시선을 돌려보면 또 다른 쏠림 현상들이 발견된다. 그것은 바로 자영업과 건설 투자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부동산 투자와 자영업에 관한 사회적 이슈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언론인들과 정치인들은 광화문 광장이나 서초동에만 관심이 있다.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근거 없는 구호와 선동이 난무한다. 아직 사춘기도 겪지 않은 아이들의 입에서는 빨갱이, 보수꼴통과 같은 어른들의 언어가 여과 없이 튀어나온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좇는 모습은 인간의 광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병들어가고 있다.

이 책은 경제로 시작해서 경제로 끝나는 경제 바이블이지만, 사실 경제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경제는 사회, 정치, 문화, 종교, 심리, 역사, 과학 등 모든 것들과 끊임없는 상호 작용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경제는 비선형적이고 예측이 매우 어렵다. 복잡계 경제학은 바로 이런 경제 성격을 반영한 학문인 것이다. 저자 박종훈의 전문 분야가 복잡계 경제학이다. 내가 <2020 부의 지각변동>을 재밌게 읽은 이유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어도 쉽게 읽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해본다.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당장 미국 경제가 더 좋아지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지만 결국엔 갚아야 하는 빚이다. 결국 내일의 성장을 오늘로 끌어당긴 것에 불과하다. -Page.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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