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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의 <왜 다시 도요타인가> "성공은 실패와 같고, 실패는 곧 성공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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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회사의 CEO는 주기적으로 책을 읽고 서평과 함께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CEO 스스로도 좋은 공부임은 물론 직원들과 소통까지 챙기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핵심이 되는 메시지만 발췌하여 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한다. 경영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많은 의미들을 함축하고 있다. 

약 8천명의 직원 중 CEO 글을 읽고 자비를 털어 책을 읽는 직원이 몇 명이나 될까? 서평 쓰는 것까지 포함시키면 더 적어질 것 같다. 내 관점에서 본다면 난 참으로 훌륭한 직원이 아닐 수 없는데, 한국인의 평균 독서량까지 감안한다면 아마도 나 혼자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물론 CEO가 추천한 책을 읽는다고 다 훌륭한 직원은 아닐뿐더러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내가 다니는 회사의 CEO가 읽은 책이 궁금했고,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분명한 사실은, 독서하는 CEO는 언제나 앞선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은 위기다. 점점 세계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비단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철강, 조선, 해운 등 지난 세월 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성장동력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 최원석은 굴지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에서 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주인공은 2009년 도요타 사장으로 취임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다. 2008년 리먼 쇼크와 1,000만대 리콜 사태 등 숱한 악재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2016년 영업이익 30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더 놀라운 점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시기에 제2창업이라 불릴만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자동차 사고를 당할 가장 위험한 순간은 돌진해 오는 첫 번째 자동차를 피한 바로 그 순간이라고 했던가. 성공에 도취되어 과거의 악습을 외면하지 않고 축배를 터트릴 시기에 자아성찰에 가까운 이러한 노력을 보여준 아키오 사장의 모습은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과거 도요타를 위기로 몰아 넣었던 거대해진 조직구조에 따른 관료주의적 문화, 기술발전에 따른 복잡성의 증대, 능력 있는 리더의 부재 등 기업이 쇠퇴의 길로 접어드는 원인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처방한다. 완벽한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닌 더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기본으로 돌아가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력과 실행력을 겸비한 능력위주의 인재로 임원단을 구성하고 설계 라인을 레고 블록형으로 교체하고 뿐만 아니라 경쟁사에게 배울 점이 있으면 콧대를 낮추어 겸허한 자세로 처절하게 배운다. 도요타 내부에선 이해관계에 얽혀있지 않고 철저하게 독립성까지 유지된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권한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오너쉽을 가지고 일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보람을 느낀다.

왜 다시 도요타인가? 대한민국 기업들은 아직도 계급과 정치, 상명하복식 훈고적인 문화에서 답습만 하고 있다. 아마존은 드론 택배 정거장을 구글은 자율주행차량을 도요타와 테슬라는 전기차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투자하고 있다.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하고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여 미래를 설계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의 현주소는 근대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세기 서구권에서는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조선에서는 선비들이 방구석에 앉아 공자왈 맹자왈 하고 있는 것 같다. 과거의 영광은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 과거를 양분 삼아 자라나던 시대는 이미 끝난 지 오래다. 탑다운 방식의 수직적 구조의 비효율 조직체계는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아니다. 토론과 비판, 기존의 것에 대한 회의적 시선은 권위에 대한 반항과 도전이 아닌,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양분이다. 어설픈 반성과 어설픈 시도는 조직과 개인에게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만 재입력해줄 뿐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유연하듯 생명력이 넘치고 살아있는 것 일수록 유연하며, 죽음으로 가까워질수록 경직된다. 경직성에 유연함을 더하는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 기존의 것들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요타의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아키오 사장이 그것을 증명해냈다. 나는 비록 일개 사원으로 조직과 사회를 바꿀 순 없지만 힘과 권력을 가진 대한민국의 많은 리더들이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갖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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