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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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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반추하며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는 보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수식하는 언어는 언제나 '대', '최고', '가장' 등의 형용사가 놓인다. 그의 '유명세'는 19세기 러시아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는 사실을 넘어서서 20세기 니체를 비롯하여 카프카, 토마스 만, 프루스트, 앙드레 지드, 알베르 카뮈, 오스카 와일드에게 준 영향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감수성과 열정, 통찰력을 자양분으로 해서 성장했던 이들 작가들에게 그는 '피'가 되고 '살'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그의 생명력은 19세기와 20세기를 뛰어 넘어, 21세기 현 시점에서도 강력한 마력을 지닌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이 지닌 '현재성'은 뜨거운 사회의식을 갖춘 작가의 체험과 함께 소설 속에 첨예한 시사성이 살아 숨 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에는 신문과 잡지의 자료를 활용하며 사회, 정치, 문제의 맥을 정확히 짚어냈던 리얼리즘 작가로서의 저력이 꿈틀거린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근본적인 인간 존재론적 문제와 인간 성찰에 대한 투시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인간 무의식의 세계가 내뿜는 환상과 광기와 꿈은 그의 손끝에서 영혼의 리얼리즘으로 재탄생했다.

오늘날 그의 작품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의 소설이 지닌 '다층성' 때문일 것이다. 그는 소설가였지만, 무수한 사상가들이 그에게서 심리학자, 정신병리학자, 범죄학자, 그리고 신비주의자적인 면모를 발견한다. 이런 접근이 가능한 것은 인간 영혼을 날카롭게 투시했던 그의 시선에는 양립 불가능한 요소들이 동시에 포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그는 칼끝에 가슴을 난도질당하는 듯한 아픔을 품고 살았던 인간이었다. 또한 자신의 광기와 열정의 소용돌이를 다스리지 못해 괴로워했던 모순투성이 인간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항상 겸손하고 따뜻한 인간이길 원했다.

이 모든 삶의 이야기가 그의 소설 속으로 굽이굽이 흘러 들어갔다. 물론 어떤 작가의 글에도 자기 삶의 경험은 묻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스토예프스키만큼 삶의 체험이 강하게 스며든 작가는 드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고난과 그 극복의 드라마이다. 부친의 살해, 체포와 날조된 사형, 시베리아 유형, 그를 평생 괴롭힌 간질병, 도박의 유혹, 끝나지 않는 경제적 압박... 그는 한 편의 소설 같은 삶을 살았으며, 삶이 곧 소설이었던 작가였다.

인간은 누구나 탄생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두 지점을 지니지만, 인생길을 한참 달려갈 때에는 그 삶의 의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을 회고하는 때가 오면 어떤 사건이 이후의 삶에 얼마나 강력하게 각인되었으며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드러나기 마련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체험하는 그 공통의 성찰을 바탕으로, 이 글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입장이 되어, 그 자신이 스스로의 삶을 반추하는 시점을 가정해 보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인생을 파고들었던 지배소들을 '사회주의 심취', '사형 체험', '수감 생활', '여인에 대한 열정', '도박', '가난', '파산', '간질', '푸슈킨에 대한 사랑'이라는 열 개의 키워드로 읽어 볼 것이다. 이제 그 질곡과 영광의 순간이 어떻게 그의 작품으로 녹아들어가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보자.

- 박영은의 <도스토예프스키> 중 -

 

 

도스토예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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