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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 "노잼 고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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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찰스 디킨스의 장편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한가지 깨달았다. 책의 장르를 가치적 판단으로 나열했을 때 고전문학은 언제나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고나서는 이러한 생각이 비틀어졌다. "고전도 고전 나름이다" 라는 생각을 갖게된 책이 바로 <올리버 트위스트>다. 물론 고전소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바로 번역이다. 멋진 문장과 깊이있는 내용도 난잡한 번역으로 오염되면 읽는 독자에게 짜증만 유발시킨다는 점을 언제나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몇일 전 읽었던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통해 절실히 깨달은 바 있다. 그래서 항상 고전소설을 읽고자 한다면 반드시 서점에 들러 여러가지 번역본을 비교해가며 나에게 가장 적합한 번역본을 선택한다. 비꽃 출판사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번역에 있어 부족함은 없다. 원문 그대로 번역하고자 노력하면서도 앞뒤 문장의 문맥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져 막힘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소설이 주는 깊이감이 다른 고전에 비해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20대 중반의 나이 집필한 처녀작이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농익은 삶의 통찰을 꿰뚫고 언어화하여 담아내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단순하게 읽혀졌다. 그래서일까 시중에는 어린이도서로 많이 소개되고 분류되어져 있다. 그렇지만 그 중에 한가지를 멋진 문장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은 이야기는 깊이 생각해볼 만 하다.

인간은 자신이 판단한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다 아무리 급하고 경솔하게 내린 결론이라도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뻔한 공중파식 드라마?!

이렇듯 독자에게 사색을 안겨주는 내용들이 참 좋은데,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대표적이다. 밀란 쿤데라의 그것과 견주어 보면 <올리버 트위스트>는 영국 산업혁명의 배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그 당시 정치 및 사회제도의 비판을 조금 맛보여 주긴하지만 결국 주인공도 모르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온갖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끝내 행복으로 귀결되는 공중파 드라마식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개인 고유의 영역이다. 개인이 쌓아올린 독서내공은 분명 책이 주는 가치를 증폭시키고 그 이상으로 사유를 확장시킨다. 산업혁명의 역사와 당시 주요한 사상이었던 공리주의와 같은 개념을 가지고 소설을 읽는다면 훨씬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지만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개인이 발전할 만한 생각거리를 안겨주기에는 고전소설치고는 함량미달이다. 그저 단순하게 650Page정도 분량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도전해볼 만 하다.

덧붙이자면, 책을 읽고 영화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리 잉여짓을 하는 사람이라도 시간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다른사람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책이든 영화든 보지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처음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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