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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권의 <생각한다는 것> "철학? 생각의 다른이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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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된 것은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독서토론 리더 양성 프로그램 공고가 게시판에 올라왔었고 그 프로그램 선정 도서 중 하나였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독서토론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수많은 책들을 제치고 선정한 도서는 얼마나 훌륭하고 좋은 책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아마도 `책추천`이란 단어를 검색창에 타이핑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판단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판단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듯 들어맞았다.

고병권의 <생각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철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123페이지 분량으로 쓰여져 있다. 고병권 선생님이 좋아하는 니체의 말 "깊이와 무게를 혼동하지 마라" 라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스치듯 가볍게 읽으려 했던 마음은 어느새 진지한 자기성찰의 깊은 내면으로 빠져들어 버렸다. 글씨 크기는 회사의 보고용 PPT 장표 제목처럼 크고 말투는 천사처럼 한없이 친절하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와 쉬운 표현으로 소크라테스, 디오게네스, 에피쿠로스부터 데카르트, 스피노자, 니체, 질 들뢰즈 등의 철학자들을 넘나들며 소개하는 그의 내공은 존경스럽다. 

 

철학? 그저 생각한다는 것의 다른 이름일 뿐.

철학은 곧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 할수록 의젓해지기도 하고 스스로가 능력자임을 깨닫게 된다고 이야기 한다. 반면 생각없이도 살 수 있지만 그것은 습관의 지배를 받는 반응하는 사람일 뿐이라고도 한다. 개인은 보통 생각하지 않고 반응한다. 반응은 몸에 학습된 개념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은 정지된 과거의 것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비추어 볼 때 과거의 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결국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반응하지 않고 매번 생각 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하다.
"나는 생각한다고 말할 때 더 엄밀히 하자면 생각이 내게 일어날 때, 우리는 지금의 `나`에서 떠나기 시작한다." 라고 이야기 한다.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저자의 말은 사실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그만의 시선으로 위트있게 각색한 것이다. 데카르트는 인식에 대한 근본적 의심을 품었다면 고병권 선생님은 생각한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통찰이다. 나를 부정하고 내가 가진 개념과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생각하기 시작 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 또한 느낄 수 있다. 매일 태우는 담배, 자기전 깜깜한 어둠속에서 내 얼굴을 비추는 스마트폰, 퇴근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켜는 TV는 진정 자유로운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내돈주고 내 자유의지로 한다고 주장한들 그것들에 얽매여 있는 모습일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진정 자유로운 것은 얽매여 있는 종속적인 모습이 아니라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수 있는 모습, 즉 얽매임에서 벗어나 다르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문제로 수렴된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하는 나로써 기존의 나에서 떠나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고병권 선생님의<생각한다는 것>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 행복한 삶으로 귀결된다. 그 안에는 삶의 발전적 작동원리와 긍정의 모습이 담겨 있다. 주변에서 숱하게 "행복은 돈과 명예다."라고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고 듣는다. 그럴때마다 항상 스스로 생각한다. 생각하자고.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2019/09/22 - [북리뷰.서평.] - 고병권의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지 말았어야 할 책"

 

고병권의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지 말았어야 할 책"

이 책은 읽지 말았어야 했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삶을 태풍 속에 밀어 넣을 각오로 읽어야 한다. 전체집합 U를 순식간에 미지수 X로 전복시켜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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