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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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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정들었던 회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퇴사했습니다. 기분 참 묘~~ 하네요.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깜빡이도 없이 치고 들어옵니다.

매일 아침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거지?"라는 생각에 심각한 표정을 짓곤 합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잘 모르겠어요.(호접지몽)

이미 벌어진 일,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제 몸과 마음은 아직 퇴사란 사건을 100%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곳에 몇자 끄적이면서 싱숭생숭한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의 계획을 천천히 실천해 나갈 생각입니다. 

퇴사하고 북한산에 올라 마음을 다잡습니다. 청명한 가을 날씨 덕분에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퇴사를 결심한 계기

저는 개인적으로 삶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삶을 여러 번 살 수는 없으니까요.
내 삶에 가장 젊은 날은 바로 오늘인 것처럼, 다시 오지 않을 제 삶을 더 이상 타인의 명령에 복종하며 하루의 10시간 이상을 노예로 살아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수동적인 삶에 마침표를 찍고 무엇이 되었든 주인으로써 당당하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즉, 저는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근 3년간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아무리 고민해봤자 제가 깨달은 것은 제가 가진 생각의 한계였습니다. 길을 잃은 것처럼 계속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벗어날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한계를 벗어나고 싶어 독서와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독서는 제가 하는 모든 고민에 깊이를 더해주었고, 때로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도 했습니다.

독서를 게을리했다면 과연 퇴사를 할 수 있었을까? 아마 퇴사를 꿈 도꾸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독서는 저에게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훌륭한 선생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삶을 맞이할 작은 용기를 얻었지 않나 스스로 자평해 봅니다.

그러나 퇴사는 책이 아닌 현실. 모든 감각이 오감을 타고 온몸을 휘감습니다.
월급을 받는 삶에서 벗어나 월급을 주는 삶으로의 방향 전환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뼈저리 느낍니다.
35년 동안 제 몸에 누적된 수동적인 삶의 태도는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무척이나 버겁습니다.


인간은 영원히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

[인간은 영원히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다] 라고 에리히 프롬이 애기한 적이 있습니다. 지극히 공감합니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태어났지만, 그 자유를 마음껏 누리기에는 실제로 엄청난 책임이 뒤따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를 포기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예속되기를 은근히 희망하며, 대신에 소속감안정감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택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낍니다. 대신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타인에게 내주면서 무엇이든 시키는 일만 처리하는 노예로 추락합니다.
그렇게 인간의 영혼은 담보잡힌 채 그 대가로 마약 같은 정기적인 월급을 받습니다.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는 월급이야말로 자유롭기를 포기한 삶에 가장 치명적인 유혹으로 사내 복지와 휴가로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킵니다.

분명 저 너머 어딘가 자신의 삶을 똑바로 응시하며 돌파해나가는 용기를 가진 자들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로 저 너머 어딘가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인간이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운명을 타고났다면 얼마든지 도전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위험한 일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다니는 일이다

[가장 위험한 일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다니는 일이다] 한 인간의 순수한 영혼을 파괴시키는 일은 어찌보면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처럼 명령과 이행을 동반한 시스템에 몸담게 되는 순간이 그렇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장이 아닌 이상,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판단과 행동에는 논리가 수반되어야 하며, 질문보다는 대답을 강요받습니다. 하고 싶은 말보다 이미 정해진 말들을 기계처럼 반복해야 하며, 결국 치열한 피라미드식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관계로 밀려오는 고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쓰다 보니 내용이 산으로 가네요.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삶은 여행이다. 단 한 번의 기회, 후회 없이 마음껏 자유를 누리는 삶에 도전해보자.
2. 주체적은 인간은 철학(생각)하는 인간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고, 모든 행동에 대한 결과는 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자.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삶에 마침표를 찍자.
3. 내 삶의 입법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추천도서>
1.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2.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사르트르
3. 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
4. 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 이즈미야 간지

 

강릉 바다에 가서 또 한번 마음을 다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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